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프로젝트 중간에 한 동료는 고객과 자신의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었고
한명의 동료는 이제 더이상 같은 회사 직원이 아니게 되었고...
또 한명의 상사는 직장생활 최대의 위기 상태이다.

총 5명의 개발팀원중 메인 리더였던 나는 프로젝트가 끝나가려는 현재의 시점에서 모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매일 밤을 세고 있다.

성과도 있다.
신규사업으로 우리만의 팀이 드디어 만들어진 것이다.

부회장님께 보고드리는 자리에서 트랜드 사업으로 앞으로 미래에 이 사업이 얼마나 커질지는 모르겠지만 맨몸으로 두들겨 맞지 않을 자신은 있다고 했다.

윗 상사중 한분은 이 보고후에 팀장으로 정식 발령 나셨다.

프로젝트라는 것은 참으로 무서운 면이 없지 않아 있다.
혹자는 조직에 회의를 느끼고 다른 일을 찾아보고자 했고 혹자는 조직에서 승승장구하기도 한다.

개발팀의 리더로써 처음 퇴사한 친구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수시험까지만 함께 하기로했던 동료는 못내 아쉽다.

일전에 애자일 초보 강연에서 질문하였던 모 부장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애자일 팀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팀의 건재를 유지하는것이라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이다.

머리속에 다른 이야기가 있었지만 솔찍하게 말씀 못드렸다.
그때의 내 대답은 "우리 SI는 팀이 박살나도 목표를 달성해야 합니다. 그 질문은 나중에 고민해 보겠습니다."라는 것이다.

이 대답은 내가 샛빨간 거짓말이었음을 고백한다.
지금 누군가 다시 물어 본다면 그때의 심정으로 돌아가 이렇게 이야기했을 것이다.
"목표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 목표가 전략적 목표라면 팀원을 희생하더라도 달성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목표가 전략적 목표가 아닌 1term 목표라면 팀원이 가장 우선입니다."

또 옆길로 세서 한국군은 그러하지 않지만 훈련이 잘된 군대는 모름지기 "철수를 잘하는 군대"이다.
뛰어난 장교는 열세의 상황에서 군을 철수시킴에 있어 그 건재를 잘 유지하는 것이 첫번째 임무이다.

비록 공격 혹은 방어에 실패하더라도 다음 작전을 위해 최대한의 인적 자원을 유지하며 집결선에 모이는 것이 바로 훈련이 잘된 군대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장진호 전투이다.
우리는 잘 모르는 "뒤로 공격"하기 작전에서 미 해병대 1사단은 철저한 준비로 만반의 후퇴준비를 하며 공격해나갔다.
미해병대 1사단과 미 육군 7사단 일부병력이 섞여서 북진하다가 중공군 12만에게 포위된 전투로 항공 퇴각을 하면 1개 중대의 경비 중대가 후방을 사수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르자 과감히 항공수송을 포기하고 중공군 12만의 포위를 뚫고 나가 흥남부두까지 도착 주변에서 모여든 타병력 10만과 민간인 10만을 193척의 전투함으로 탈출하였는데...
이때 중공군 7개 사단이 괴멸되고 전체 진공작전의 2주가 지연됨으로써 중부전선에서 미8군이 중공군의 진출을 저지하는데 성공하였다.

10배가 넘는 적병력에 포위당했음에도 그 건재를 유지하며 흥남까지 탈출한 미 해병대 스미스 장군이야말로 진정한 애자일 마스터가 아닐까?

이때 미군 전사 2,500명, 실종 219명, 부상 5,000명으로 미해병 1사단도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기는 했지만 그들의 희생으로 인해 중공군은 25,000명 전사, 부상 12,500명으로 미해병 사단 1개를 포위한 댓가치고는 거대한 댓가를 치뤘지만 종국에는 포위 섬멸이라는 전술목표마저 실패하기에 이른다.

전투결과만 놓고보면 누가 포위하고 누가 포위당했는지 모른 전쟁의 결과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면에서 나는 이번 프로젝트 참상을 리더로써 겪고 있으며 가슴속 깊이 후회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전략적 목표를 위해 팀원를 희생시킨 나쁜 리더라는 자책도 든다.
어떤면에서 보면 프로젝트 팀원 뿐 아니라 나의 가족도 희생시킨 결과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협력업체도 무던히 많이 괴롭혔다.
그 뒤에서는 항상 전략적 목표니까. 전략의 목표만 달성하고 이것만 달성하자. 라는 생각으로 더욱 채찍질 한것도 있다. 그래서 드디어 3년을 꿈꾸던 목표(자기완결적 개발팀의 태동)를 달성하고 이제는 꿈틀 거려 볼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산적해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나갈지도 막막하다.
목표가 눈에 보일때는 달려나가지만 막상 목표에 도달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방어할 병력이 절대 부족한 상황이랄까..
주변에 지원을 요청해야 하는상황인데 어떻게 해볼 수도 없는 상황이다.

회사에 많은 지원을 달라라는 것으로 시작된 것이 아닌만큼 그 고민이 크다.

그럼에도 패턴을 인식하는 Pattern Recognition Database Engine이 만들어지고 그것을 다른 업무에 적용하기 시작하면 내가 꿈꾸던 새로운 세상이 한페이지 완성될 수 있다는 생각에 더이상의 개발자로써의 꿈은 다 이루게 되리라.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시대의 첫페이지 또는 첫 문장을 만드는 꿈이 되었으면 한다.

할 수 있을까?

2010/09/05 22:54 2010/09/05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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